Saturday, June 21, 2014

검은 돈의 주인공

검은돈으로 富축적…현상금만 51억원…단순범죄서 사이버 해킹등 점점 지능화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오사마 빈 라덴 사후 세계 경찰을 골탕 먹이는 이름 난 현상수배자는 누가 있을까.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50년부터 ‘10대 현상 수배범’, 2001년부터 ‘10대 현상 수배 테러리스트’ 명단을 공표하고 있는데, FBI 사상 가장 큰 ‘거물’은 역시 빈 라덴이었다. 9ㆍ11 테러를 배후에서 조종한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의 목에 걸려 있던 현상금은 5000만달러(510억원)였다. 현재 FBI 가 ‘10대 테러리스트’ 현상금으로 제시한 액수는 10분의 1인 각 500만달러(51억원)이다. 장기 도피 중인 중범죄자를 따로 모은 ‘10대 현상수배범’에 대한 현상금은 각 100만달러(10억원)이다.

▶억대 현상금 걸린 ‘검은돈’의 억만장자들 =빈라덴 사후 미국 ‘공공의 적 1호’는 지난 2월에 체포됐다.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6)이다. 추적 13년만에 멕시코 자택에서 체포됐다. 세계 언론이 헤드라인을 바꿔가며 주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의 1인자로 LA, 시카고 뿐 아니라 유럽, 호주에까지 마약 공급망을 뻗쳐왔다. 특히 2001년 복역 중인 교도소에서 세탁물 운반차량을 이용해 귀신 같이 탈옥한 뒤 13년간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여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구스만은 마약 판매로 10억달러 재산을 모아 포브스지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검은돈’으로 거부를 모아 지명수재를 받는 이는 더 있다. 1993년 뭄바이 테러 배후로 지목받는 다우드 아브라힘은 인도 제1의 지명수배자이자, 인터폴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의심하며 쫓는 인물이다. 부하를 5000명 거느린 ‘D-컴퍼니’ 조직을 10대 때부터 이끌어 온 그가 온갖 나쁜 짓으로 벌어들인 재산은 60억~7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탈리아의 손꼽히는 미남 마피아 마테오 메시나 드나로는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체포 되기 전에 롤렉스 시계를 차고 포르쉐를 몰았다.

1994년 80만명 이상이 사망한 르완다 대학살의 배후자로 지목받는 펠라시 카부카는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을 누볐다. 르완다를 빠져나와 스위스로 밀입국한 뒤,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샤에서 머무르다 현재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케냐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몇몇 영향력있는 인사들의 비호 아래 케냐에서 사업가로 활동 중인 것으로 짐작된다.

19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19명을 살해한 혐의로 16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2011년에 미국 FBI에 붙잡힌 제임스 휘트니 벌저의 재산은 포브스 추정 300만~500만달러였다.


(마약왕) 호야킨 구스만 / (뭄바이 테러범) 다우드 아브라힘 / (伊 마피아 큰손) 마테오 메시나 드나로 / (르완다 학살 배후) 펠라시 카부카

▶늘어나는 화이트칼라 도망자=FBI에 따르면 ‘10대 현상수배범’ 명단에 오른 이는 1950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494명이었다. 체포됐거나 위치가 파악된 이는 46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152명은 시민들의 신고정신으로 붙잡았다. 현상수배자 면면도 시대에 따라 변천해왔다. 1950년대에는 주로 은행강도, 절도범, 차량 철도범이 많았다. 당시 유명한 보니, 클라이드 등은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의 좋은 소재였다. 급진주의 바람이 분 60년대에는 파업 주동자, 아동유괴와 관련한 범죄자가 등장했고, 70년대에는 ‘조폭’ 범죄자가 나타났다. 이어 80~90년대 국제테러범이 포함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는 강간, 성폭행, 아동범죄, 화이트칼라(지능범죄) 범, 마약범, 조직폭력 등 고도화, 다양화하는 추세다. 

10대 범죄가 늘면서 지명수배자의 나이도 어려졌다. 자동차, 쾌속정, 비행기까지 훔치며 2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10년에 체포된 10대 도둑 콜튼 해리스 무어가 대표적이다. 그는 워싱턴주 한 식료품을 털면서 경찰을 조롱하듯 온통 발바닥 흔적을 남겨 ‘맨발의 도적’으로도 불렸다. 

전세계적으로 사이버 첩보 활동이 증가하면서, 사이버 스파이들도 일급 수배를 받고 있다. 미국 철강업체와 철강노조, 태양광업체 등 기밀 정보 해킹 혐의로 지난달 미국 연방 대배심이 중국 인민해방군 61398부대 소속 요원 5명을 정식 기소한 뒤, 이들 중국군인 5명도 수배자 전단에 얼굴이 실렸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도감청과 개인정보 수집 내용을 폭로한 뒤 수배를 받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은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이다. 그는 브라질로 망명을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20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사이트에 살인, 강간, 사기 등 각종 범죄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세계 각국 용의자는 모두 289명이다. 살인죄 용의자 김경엽 등 한국인도 19명이나 된다. 폐쇄사회인 북한 출신으로 유일하게 미국 이중국적자 서 대니얼이 살인죄 혐의로 검거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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