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11, 2014

이집트 범죄

집트에서 성폭력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취임 기념행사마저 집단 성폭력으로 얼룩졌다.
이집트 수사 당국은 8일(현지시간) 저녁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엘시시 대통령의 취임 기념행사가 열리던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용의자 7명을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이 9일 보도했다.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집트 경찰은 8일 밤 타흐리르 광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고발 사건 27건을 수사 중이다.
당시 집단 성폭력 현장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유튜브에 퍼지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2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피해 여성은 벌거벗겨진 채 엉덩이가 검붉은 멍으로 뒤덮였고 일부 출혈이 발생한 모습이다. 영상에는 여러명의 남성이 이 여성을 둘러싸고 있다가 경찰관이 가까스로 여성을 끌어내는 모습이 담겼다.
하니 압델라티프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은 체포된 용의자 7명의 연령대는 15~49세로 이들이 영상에 나온 성폭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성폭력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집단 성폭력은 이집트의 가부장적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분석이다.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몰아낸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된 타흐리르 광장에서도 최근 몇년 사이 집단 성폭행이 다수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여성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명예로운 이집트 국민에게서 이런 수치스럽고 부도덕한 행동이 나올 수 없다"며 대통령 취임식에 오점을 남기려는 세력의 조작된 행동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관료였던 지난 2011년 4월 "여성들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하고 군경이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처녀성 검사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다만, 대선 캠페인 기간에는 여성을 존중하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언론과 교육을 통해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성폭력 가해자들이 '수치심'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NYT는 "집단 성폭력 영상이 이집트 대통령 취임식에 오점을 남겼다"며 "성폭력을 억제하겠다는 엘시시 신임 대통령의 다짐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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