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4, 2014

구글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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젋은 시절에는 마음껏 이상적인 생각을 펼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사회라는 꽉 짜여진 시스템에 들어오면서 그 이상이라는 게 어쩌면 부질없는 몽상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실의 생활은 그만큼 녹록지 않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면서 생계를 책임지는 삶 역시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꿈과 이상은 아예 무시하고 뒤로 밀어놓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문제투성이로 보이는 사회를 어떻게 변혁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도 끝은 없어 보이고, 일상의 삶은 바쁘기에 자포자기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슴 속에 남겨놓은 꿈을 버릴 수는 없는 일이고, 어떻게 이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할 때가 많다.
구글은 죽음을 정복할 수 있을까?
작년 타임 매거진 9월 30일호의 표지 기사는 "구글이 죽음을 해결할 수 있는가"였다. 구글은 다 알다시피 검색엔진으로 크게 성장한 회사이고, 지메일(G-mail)을 통한 메일 서비스, 유튜브(You Tube)를 통한 미디어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를 통한 오피스 운영체제, 그리고 구글 플러스를 통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로 모바일 시장을 이끌어 가고, 넥서스라는 스마트폰도 공동으로 출시하고, 크롬 운영체제를 통해 크롬북이라는 넷북도 개발한다. 또한 구글 안경을 비롯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도 넘보고 있다. 가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타임 기사가 주목한 부분은 구글의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이다. 현재 하루하루 지형이 바뀌는 살벌한 IT 시장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살아남는 것 하나 외에 어떻게 보면 황당할지도 모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분야에도 구글은 성큼 발을 디디고 있다. 몇 가지 돋보이는 프로젝트를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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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대한 390억원의 투자를 통해서 North Dakota 주에 두 개의 풍력농장을 개발하였다. 이 풍력농장은 55,000 가정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을 가진다고 한다. 그리고, 구글의 목표는 재생에너지로 구글 기업이 쓰는 100%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 뿐만 아니라 기술의 분배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구글은 헬륨 기구에 인터넷 장비를 달아 띄운 후에 제 3세계 지역이나 인터넷망이 들어가기 힘든 지역에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룬 프로젝트(Project Loon)를 진행 중에 있다. 이 헬륨기구는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충전될 수 있으며, 큰 기지국에서 신호를 받아 인터넷망이 깔려있지 않은 지역에 신호를 전송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구글은 이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제3세계나 시골지역등 인터넷 소외지역의 인터넷 접속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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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이다. 현재 6대의 도요타 프리우스, 한 대의 아우디, 세 대의 렉서스 SUV가 구글에서 개발한 무인자동차 레이다. GPS, 지도 및 통신시스템을 장착하여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시험운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도 1년에 2천만명 이상이 상해를 입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구글이 시도한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구글의 프로젝트는 인간의 노화와 수명연장에 대한 도전에 관한 것이다. 구글은 2013년 Calico라는 회사를 설립하여서 노화와 그와 연관된 질병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하였다. 이 인간수명에 대한 구글의 도전은 IT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는 놀랄 만한 행보로 보여진다.
칼리코 회사의 설립을 발표하면서,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구글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했다.
OK ... so you're probably thinking wow! That's a lot different from what Google does today. And you're right. But as we explained in our first letter to shareholders, there's tremendous potential for technology more generally to improve people's lives. So don't be surprised if we invest in projects that seem strange or speculative compared with our existing Internet businesses. And please remember that new investments like this are very small by comparison to our core business
여러분들은 아마도 와우라고 생각할 겁니다. 이 사업은 구글이 현재 하고 있는 것과 상당히 다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설명하였듯이, 기술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기 위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현재 우리의 인터넷 비즈니스와 비교해서 생소하고,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놀라지 마세요.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투자는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투자에 비해 굉장히 작은 부분임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서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살아야 하는 일상의 우리들에게 구글이 시도하는 방법론은 좋은 힌트를 주지 않나 요즘 생각해 보게 된다. 필자의 직업이기도 한 엔지니어는 제품에 들어가서 약간의 문제라도 일으킬 수 있는 디바이스나 시스템은 아무리 장점이 뛰어나더라도 넣지 않는 아주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만들고 있는 디바이스나 시스템의 성능에 만족하지 않고, 이 제품을 넘어서기 위한 기술의 혁신과 진보에 또한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한다.
래리 페이지로 대표되는 구글이라는 기업도 현재 숨막히는 경쟁에서 계속해서 수익을 올리고 회사를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현재의 서비스를 경쟁력 있게 만들려는 현실적인 노력에 최대한 집중한다. 그렇지만, 거기에 더하여서 자신들이 가진 아니 인류가 가진 꿈을 실현하기 위한 이상적인 목표에도 현실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실에 놓여진 우리는 현실의 문제들을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아등바등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단기적인 해답만 찾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답을 찾는데도 자신이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은 할애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여러 기업과 사회에서도 단기적인 해답을 찾으려는 대부분의 조직에 플러스 알파를 장기적인 해답을 찾으려는 조금은 더 나아간 혁신적인 전위집단의 존재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렇게 보다 혁신적인 개인의 꿈이 싹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느 대선후보의 구호가 되었던 "저녁이 있는 삶"이 중요해 보인다.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서 여러 개인들이 생업의 직장에 더하여 각자의 가정에 자신만의 창작소를 가질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창조성과 이상의 실현을 위한 실험들은 장기적인 사회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대기업들도 골목상권에 대한 투자로 서민의 비즈니스에 위협을 가하기보단 보다 장기적이고, 한국사회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사업에 어느 정도의 투자를 아끼지 않길 한편으로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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