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21, 2014

부호들의 생활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가족 네게브 사막 한가운데 호텔서 휴가…테러 차단기능 갖춘 요트 보유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의 ‘슈발블랑’…호텔방서 스키룸 엘리베이터로 이동
람보르기니 前오너 밈란의 ‘알피나’…스위트룸 하룻밤 숙박료 최대 2만弗
낯설게 다가서는 ‘그들만의 휴식처’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FC구단주
[특별취재팀] 러시아의 석유재벌이자 잉글랜드 축구 명가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4월 이스라엘에서 유월절을 보내기 위해 전용 제트기를 동원했다. 부인과 두 명의 아이들, 친구들을 태우고 벤구리온 공항에 내린 후 그가 달려간 곳은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베레시트 호텔이다. 히브리어로 ‘기원’이란 뜻을 가진 이 호텔은 네게브 사막 한 가운데 있다. 500만년된 분화구 마크테쉬 라몬 근처로, 사막 한가운데서 수영과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호텔’로 꼽힌다. 그는 이 연휴 기간 호텔 객실 111개를 모두 예약했다. 스타벅스도 169㎞ 밖에 나가야 만날 정도로 동떨어진 곳에서 아브라모비치 일행은 호텔 밖 사막에 설치된 텐트에서 유월절을 보냈다.

일상과 전혀 다른 완벽한 휴식에 대한 열망은 부호들도 마찬가지다. 바다나 산을 찾는 것도 같다. 다만 평범한 사람들이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보다 낯설고 외진 곳에서 호화로운 휴식이 다를 뿐이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FC구단주가 전체 객실을 통째 빌린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의‘ 베레시트 호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바다 위 초호화 휴가 ‘슈퍼 요트’=유럽에서 가장 부자로 손꼽히는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아마데우스’로 불리는 요트를 타고 프랑스의 남동부 코트다쥐르에서 종종 휴가를 즐기곤 한다. 돔페리뇽과 루이비통 뿐 아니라 에르메스의 지분 마저 보유한 럭셔리브랜드 황제답게 그의 취향은 슈퍼 리치 가운데서도 가장 화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아마데우스에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 부부, 락 스타 보노 등을 초청해 함께 파티를 열기도 했다.

2008년에는 아예 독일의 고급 요트 제조업체인 로얄 판 렌트(Royal van Lent)를 3억 유로 이상을 주고 인수했다. 판 렌트는 올해까지 아르노 회장을 위한 101미터의 요트를 건조하기로 했다. 

그의 슈퍼 요트는 영화관과 체육관, 수영장, 사우나 등을 갖춰 바다 위 초호화 호텔로 불린다.

세계 최강 부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기술고문 역시 코트다쥐르에 저택을 보유하고 있다 처분하고, 2004년 이후에는 줄곧 크로아티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그는 크로아티아의 스카라딘과 두부르니크에서 부인과 3명의 아이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곤 한다. 빌게이츠는 두브르니크 팔래스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 룸에서 머물며 인근 믈레트 섬에 요트를 타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즐긴다고 전해진다.


바다위 초호화 리조트로 불리는 슈퍼요트‘ 아마데우스’

바다를 좋아하고 요트를 사랑하는 이로선 러시아의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빠지지 않는다. 아브라모비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가 요트 소유자기도 하다. 5억 유로의 자체 미사일 방어 능력까지 갖춘 아브라모비치의 요트 ‘이클립스’는 지난해 8월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의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 자리를 뺏은 ‘최대 요트’는 U.A.E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얀이 새로 건조한 요트 아잠(Azzam). 칼리파는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축구 구단 첼시의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의 형이기도 하다.

아브라모비치는 카리브해 리워드 제도 사이에 있는 프랑스령 섬 생바르텔르미에도 별장이 있다. MS의 공동설립자인 폴 알렌도 이곳 별장에서 휴식을 취한다. 영국의 부동산 전문업체 세빌스는 생 바르텔르미 섬에서 5개 침실의 저택을 구입하려면 약 1400만 달러 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바베이도스에는 캐나다 최대 제약사인 바이오베일사의 설립자인 유진 멜닉과 영국을 대표하는 SPA브랜드 탑샵(topshop)의 필립 그린경이 살고 있다. 바베이도스에서 방 5개 짜리 별장을 구입하려면 약 2300만 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 끌로드밈란 스위스 기업가
 ▶럭셔리 스키 리조트 타운에서 겨울을=여름이 바다라면 겨울은 산이다. 스위스의 크슈타트는 일찍이 부호나 명사들의 겨울 놀이터였다. 어니스트 훼밍웨이가 이 곳에서 ‘무기여 잘 있거라’를 집필했고, 스콧 피츠제럴드가 자주 찾던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겨울을 보다 ‘조용히, 남 모르게’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이 크슈타트의 ‘럭셔리 살레(목조 주택)’에서 머문다. 특히 포뮬라 원의 회장 버니 에클레스톤은 겨울이면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카레이서 출신으로 F1 경기를 만든 85살의 그는 지난해 기준 380억 달러의 거부다. 영화배우 로저 무어도 크슈타트 주민이다.

스위스 음식업체 기업인으로 한 때 람보르기니의 오너였던 장 끌로드 밈란은 2012년 이곳에 럭셔리 호텔 ‘알피나’를 세웠다. 미슐랭 2스타의 셰프가 요리하는 레스토랑과 14개 좌석으로 구성된 영화관, 사우나와 수영장 등을 갖춘 이 호텔의 ‘파노라마 스위트’에서 성수기에 하룻밤 머무르려면 2만1000달러가 필요하다. 때문에 현지 언론은 억만장자가 아닌 백만장자 수준으로는 머물 수 없는 곳이라 칭하기도 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지난해 프랑스의 스키 리조트 타운 쿠쉬빌에 럭셔리 호텔 ‘슈발 블랑(Cheval Blanc)’의 문을 열었다. 보르도 지역의 유명한 와이너리의 이름을 딴 이 호텔 역시 ‘럭셔리 살레’를 컨셉으로 잡았다. 2개 층을 쓰는 펜트하우스에선 방에서 스키 룸까지 개별 엘레베이터로 이동해 곧장 스키 슬로프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스위스 크슈타트에 세운 럭셔리 호텔 리조트 ‘알피나’.

괴짜로 유명한 영국의 버진그룹 CEO 리처드 브랜슨은 스위스 베르비에에 별장이 있다. 16살에 버진 레코드를 시작으로 와인, 웨딩드레스, 모바일, 애니메이션, 비행기, 기차 등으로 사업을 넓힌 그는 지난달 말 상업 우주여행 계획을 위한 정부 승인을 얻기도 했다. 브랜슨은 2008년에는 베르비에의 개인적인 살레을 버진그룹의 ‘한정 컬렉션’으로 공개했다. 

남성 패션지 GQ가 지난해 베르비에의 살레을 방문해 2개의 마스터 스위트 룸 체험기를 공개한 데 따르면, 이 살레는 그야말로 천상의 휴가지다.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방마다 실내풀이 있고, 방 안팎에 각각 자쿠지가 있으며 작은 아이스링크와 파티룸까지 갖춰진 베르비에 살레는 매일 저녁 신선한 3가지 코스의 요리가 선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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