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24, 2022

bj 살해

 직장동료를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게 성매매 강요 혐의가 추가된 가운데 이 둘은 한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며 알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6일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된 A(27)씨에게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강요)을 추가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2시쯤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B(25)씨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B씨에게 성매매를 시킨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

A씨는 경남 창원에서 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중 B씨를 출연자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연을 이어오던 A씨는 B씨를 전북 전주로 유인해 완주의 한 제조공장에 함께 입사해 한달 여간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는 경찰조사에서 "성매매를 시키지도 않았고, 폭행도 단 한 번 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ednesday, November 23, 2022

bj 시청자 살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의 시청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인터넷 방송진행자와 공범들이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 20대 남성 A씨와 시청자인 고등학생 B군을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폭행에 가담한 고등학생 C양도 특수폭행과 사체유기 혐의로 송치됐다.

이들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 A씨의 집에서 방송 시청자였던 20대 남성 D씨를 지난 2월에서 3월간 수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해 3월10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C양은 범행 다음 날 새벽 1시쯤 시신을 자택 근처 육교 아래 공터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고등학생 B군·C양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D씨는 가족과의 갈등으로 집을 나와서 A씨 집에 살았으며, A씨는 집을 어지럽힌다는 등의 이유로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D씨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지난 4일 새벽 1시쯤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입건 당시 A씨 등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후 폭행이 머리와 배 부위 등에 장기간 지속된 점을 고려해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A씨 등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Friday, November 4, 2022

공무원 수입

 지난해 월급 이외에 연간 3400만원 이상을 번 ‘고소득 공무원’이 3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이자와 배당금, 임대료 등으로 공무원 월급의 10배 넘게 벌어들인 이들도 있었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건강보험에 가입된 공무원 119만7707명 가운데 보수 이외에 연간 3400만원 넘는 소득이 있어 소득월액 건강보험료(월급 외 보험료)가 부과된 이들은 3072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증가 추세로, 2019년(1976명)과 비교하면 55% 는 것이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2801명이었다. 

건보료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건보료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소득월액 건강보험료는 월급 이외 고액의 금융자산으로 이자소득이나 주식 배당소득, 부동산 임대소득을 벌 때 이들 소득을 합한 종합과세소득에 별도로 물리는 건보료다. 일반 직장 가입자는 매달 자신의 근로소득에 보험료율을 곱한 건보료만 내면 되지만, 고액의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 부담능력에 맞는 건보료를 추가로 부담케 하는 것이다.

특히 소득월액 건보료를 최고액(상한 월 365만3550원)으로 낼 만큼의 이자·배당·임대소득을 올린 초고소득 공무원은 6월 기준 21명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으로 환산하면 5226만8240원으로, 월급의 10배 안팎이 되는 규모다. 지난해에도 상한선(월 352만3950원·소득 환산 시 월 5136만9534만원)을 내는 이들이 31명이었다. 건강보험은 사회보험이라 소득이나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보험료가 끝없이 올라가지 않고 상한 금액만 낸다.

 

2019~2022년 6월까지 보수 외 소득이 연 3400만원을 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어떤 가외 수입이 주로 있는지 봤더니 80%는 배당과 사업 소득이었다. 2019~2020년에는 사업소득이, 2021~2022년에는 배당소득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A씨는 보수에 따른 월 건보료가 약 12만원(소득 환산 시 월 352만원)이지만 99.8%가 배당소득으로 이뤄진 별도 소득에 따라 월 352만원(소득 환산 시 월 5136만원)의 건보료를 냈다. B씨도 월급에 붙는 건보료가 13만원 정도(소득 환산 시 월 373만원)인데, 별도 소득에 따른 건보료는 365만원(소득 환산 시 월 5226만원) 정도 됐다. B씨의 가외 소득 97.1%는 배당소득이었고 2.8%는 사업소득이었다. A씨와 B씨는 모두 공무원으로 받는 월 보수액보다 10배 넘는 별도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중앙포토.

최혜영 의원실은 건보료 개편으로 보수 외 소득 기준이 연 2000만원 초과로 확대된 데 따라 이런 공무원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의원은 “본인의 보수보다 10배 넘는 별도 소득이 있는 공무원들도 있는데 이로 인해 공무원으로서 직무상의 능률을 저해하거나 공무에 대해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법과 규정상 공무원의 모든 영리활동을 100%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공무 외에 영리업무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라며 “정부는 원칙에 따라 별도 소득 활동이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위법적인 사항이 있다면 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셰프 성희롱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부 경찰은 지난달 하순 일본요리 전문점 ‘에노모토’(오사카시 나니와구)를 운영하는 요리사 에노모토 마사야(46)를 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에노모토가 오너셰프로 있는 이 식당은 세계적인 레스토랑·호텔 평가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의 ‘교토·오사카·와카야마 2022’편에서 별 1개를 획득한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에노모토는 지난해 12월 식당 안에서 여성 손님에게 수면제를 섞은 술 등을 마시게 해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도록 한 뒤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2월에도 다른 여성 손님을 상대로 같은 수법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의 신고를 받고 지난 6월 에노모토를 체포, 2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기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확인된 범행 외에도 “에노모토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아침까지 잤는데 내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었다”는 추가 신고가 들어옴에 따라 여죄를 캐고 있다.한 보도에 따르면 그는 아내가 있는데도 여성 손님들에게 “이혼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말하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요리 전문점 ‘에노모토’ 입구. ‘일신상 사정으로 당분간 휴업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에 문에 붙어 있다. 니혼TV 보도화면 캡처
일본요리 전문점 ‘에노모토’ 입구. ‘일신상 사정으로 당분간 휴업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에 문에 붙어 있다. 니혼TV 보도화면 캡처

에노모토는 오사카의 유명 일식 전문점 ‘혼코게쓰’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실력을 쌓은 뒤 독립, 2년 전 나니와구 에비스혼마치에 카운터석으로 6자리만 있는 완전 예약제  식당을 열었다. 술을 곁들인 코스요리 가격은 1인당 2만 5000엔(약 24만원)이었다.

점포 인근 주민은 “가게 앞 식물들을 매일 정성껏 가꾸고 손님이 귀가할 때 택시 앞까지 배웅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며 감춰져 있던 그의 실체에 경악했다.

Thursday, November 3, 2022

반인륜적인 행동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목줄로 채워 감금하고 개 사료와 배설물까지 먹이는 등 반인륜적 악행을 저질러 징역 30년과 22년을 선고받은 포주 자매가 1심 재판에 불복해 항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수폭행, 강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유사 강간 등 16가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0년과 징역 22년을 각각 선고받은 동생 A(48)씨와 언니 B(52)씨가 지난달 24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튿날 검찰도 동생 A씨와 언니 B씨 등 2명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 2심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검찰은 "자매의 형량(22년∼30년)이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40년을, 언니인 B씨에게 징역 3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로써 반인륜적 악행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포주 자매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항소심을 다투게 됐다.


A씨 자매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년여간 피해 여종업원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쇠사슬로 손발을 묶어 감금했으며, 하루 1회 개 사료를 식사로 주거나, 끓는 물을 몸에 붓는 등 갖가지 수법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자매에게 인권 유린에 가까운 피해를 본 여종업원들은 30∼40대 5명으로 확인됐다.

또 돌조각을 주워 여종업원의 신체 중요 부위에 넣도록 강요하고, 감금 중 참지 못해 나온 대·소변을 핥아먹게 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과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고 이를 촬영해 협박한 혐의 등이 공소장에 포함됐다.

동생 A씨는 피해 여성들에게 무릎을 꿇게 한 뒤 담뱃불 등으로 신체를 지지는가 하면 언니 B씨도 방바닥에 물을 쏟은 뒤 이를 먹도록 강요하는 등의 범행을 단독으로 저지른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1년 가까이 학대를 당한 한 피해자는 이개(귓바퀴)에 반복되는 자극으로 인한 출혈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인 이개혈종, 일명 '만두귀'가 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자매의 반인륜적인 범행은 지난해 8월 피해자들의 고소로 알려졌으며 공소장을 비롯한 수사 기록만 총 8권 3천여 페이지에 달한다.

Sunday, June 19, 2022

무역왕

 부자. 누구나 꿈 꾸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말이다. 흔히들 말한다. 부자가 되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 그뿐인가.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면이 분명히 있다. 전설처럼 회자되는 조선시대 부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타고난 운에다 명석한 판단력과 배짱, 그리고 담력을 활용해 맨주먹으로 꿈같은 부를 일군 것이다.

#무역으로 천만금을 벌다

조선시대 부자하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인물이 있다. 베스트셀러 최인호의 소설 〈상도〉의 주인공인 임상옥이 그다. 1779년 태어난 임상옥이 부자가 된 계기가 있다. 임상옥의 나이 28세 때 서울의 군권과 치안을 맡고 있는 총융사 벼슬을 하고 있던 박종경이 친상을 당했다. 박종경의 아버지 박준원은 판돈령부사였다. 어영대장, 금아대장에 형조판서를 역임했던 순조 임금의 외할아버지다. 임상옥은 그의 집으로 5천냥을 들고 달려가 문상을 했다. 그리고 1백냥을 풀어 그집 종들에게 몇푼씩 쥐어주기도 하고 술도 사주었다. 그리고는 박종경이 자신을 부르기를 기다렸다. 과연 상을 마친 박종경은 며칠 후 임상옥을 찾았다. ‘도대체 누가 이 많은 돈을 부조한 것인가’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박종경이 물었다. “남대문으로 사람이 몇이나 출입하는 지 알겠느냐.” 임상옥은 “두 명입니다”라고 답했다.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이(득)도 해도 되지 않는 사람은 쓸모없는 사람이니 박종경에게 관심 있는 사람은 이, 해 두명뿐이라는 기발한 대답이었다. 임상옥의 사람됨을 떠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던 박종경은 무릎을 탁 쳤다. 박종경은 대번에 임상옥이라는 인물이 큰 그릇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에게 인삼교역권을 맡겼다. 임상옥은 이를 바탕으로 가격이 맞지 않으면 인삼을 태워버리는 담력을 발휘해 중국에까지 이름을 날리는 큰 부자가 되었다.

#고아에서 1천만원대 현금 갑부로

조선의 최대 무역왕이자 현금왕으로 군림했던 인물. 1890년대 함경도 성진항에 나타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최봉준이다. 함경북도 경흥 출신인 그는 12세 때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됐다. 당시 그는 겨울의 쌀쌀한 날씨를 맞으며 가난한 품팔이들을 따라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로 들어갔다. 그의 손에는 보리쌀 두되와 엽전 20냥이 전부였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그는 러시아 설원에서 길을 잃고 이리떼에 쫓겨 죽음을 맞게 됐다. 그를 구한 사람은 러시아인 야린스키. 극적으로 죽음을 면한 그는 야린스키의 집에서 7년간을 일을 하며 러시아말을 배우고 러시아국적까지 얻었다. 야린스키가 죽자 그의 재산을 물려받는다. 그중 하나가 예전에 야린스키가 블라디보스토크에 투자했던 주식이 올라 상당히 돈이 되었던 것. 이돈으로 그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들어가 조선의 소를 러시아로 보내는 무역으로 큰 돈을 벌어들인다. 성진과 원산항을 중심으로 조선의 생우무역권을 쥐고 흔들었다. 그는 사람보다 소 보험을 먼저 들 정도로 자신의 재산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평범한 농사꾼에서 무역왕으로

함북 부령 출신인 김기덕이란 인물이 있다. 일본인 밑에서 일하다 일본으로 간 김기덕은 간장 도매점에서 상술을 배운다. 23세 때인 1915년 귀국해 러시아 무역에 손을 댄다. 연해주에서 청어를 팔아 돈을 벌면서 일약 청년무역가로 떠오른다. 하지만 루블화 장사, 말하자면 지금의 환전에 손을 댔다 몽땅 재산을 날린다. 그의 인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괘종시계 하나로 재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수중에 남아 있던 1만원을 몽땅 들여 순금으로 괘종시계를 만들어 당시 총독부 국장에게 바치고 조선은행에서 50만원을 융자 받는다. 이 돈으로 만주, 조선, 연해주를 연결하는 국경무역회사를 차린다. 그리고 회령에다 백산상점을 차려 목재업과 물화 수집업을 했다. 무산에다 목재회사를 차렸고 청진에다 수남제재소를 설립했다. 당시 개발바람을 타고 철도가 가설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침목을 납품하고 전주(電柱) 공사도 시작했다. 그러면서 5년만에 완전 재기했다.

그는 나진 앞바다에 있는 돌섬 두개를 사들였다. 아무 쓸모없는 땅이었다. 사람들은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나진은 곧 항구가 된다’고 예견했다. 그리고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섬을 산 것이다. 이처럼 배짱 투기가 가능했던 것은 정확한 상황판단이 한몫했다. 1920년대 대공황으로 일본은 대륙정책으로 돌파구를 뚫으려고 했고 그렇게 하려면 새로운 항구가 필요했다. 그 항구가 나진이었던 것이다. 지리적 조건으로 나진이 최고라는 생각을 한 김기덕의 배짱이 딱 들어맞았다. 나진항이 건설되면서 이 섬은 200배라는 엄청난 이문을 남겼다.

이외에 임치종과 홍순언 등은 중국에서 기생으로 전락한 명문가의 여성에게 은혜를 베풀어 그 보은으로 부자가 됐다. 최창학은 망치 하나로 구성광산에서 노다지를 캐 후세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선망의 대상이 된다.

Sunday, January 30, 2022

안철수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은 대선 후보들을 초청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대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인생 선배로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조언도 하고, 창업 정책도 밝히는 자리인데요. 첫 회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피카타임’을 진행했습니다. 스웨덴에서 유래한 피카(Pika)란 커피를 매개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경험과 취향을 나누는 시간을 뜻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영상으로도 만나보시죠.

세 명의 스타트업 대표들과 안철수가 만났다. 이들은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벤처창업 선배 안철수에게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여러 질문을 던졌다. 안철수 후보에게 창업 고민거리를 털어놓은 이들은 기능성 깔창을 개발한 워킹마스터 기희경 대표, 가정용 성병검사 키트를 만드는 체킷 박지현 대표, 미세전류로 미생물막을 제거하는 특허기술로 창업한 프록시헬스케어 김영욱 대표다.

안철수 후보가 벤처회사를 이끌던 게 벌써 20여년 전이니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안 후보 본인도 ‘나 때와 지금은 다를텐데’라며 우려하기도 했으나 후배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일화 위주로 조언했다. 벤처창업 선배의 경험이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적어도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순 있을 거다.

1월 27일(목) 공개된 영상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안 후보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직원 월급도 못 주는 데 100억원 거절

안 후보가 가장 먼저 만난 스타트업은 기능성 깔창을 개발한 기희경 워킹마스터 대표다. 안 후보는 달리기에 관한 책을 냈을 만큼 달리기 마니아다. 그는 달리기를 취미로 갖게 된 이유로 “처음에 맘이 너무 괴로워서 잊기 위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는데, 그게 달리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달리다 보면 땀에 절고, 심장은 터질 것 같고, 팔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지는데, 그러면서 근심거리를 잊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 대표는 올해로 창업한 지 5년이 됐는데, 요즘 고민거리로 ‘데스밸리’를 들었다. 데스밸리(Death Valley)란 스타트업이 외부 자금 유입을 받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데스밸리에 빗댄 것이다. 통상 창업 3~5년차에 나타나며, 흑자를 내기 전까지 기간을 데스밸리로 보기도 한다. 기 대표는 깔창과 신발이라는 제조업 특성상 인건비가 높고, 코로나 감염병 여파로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해 자금이 부족한 죽음의 계곡에 빠진 것이다.

‘회사 운영 시절 데스밸리 경험을 들려달라’는 질문에 안 후보는 1995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 설립 후, 2~3년이 지났는데도 계속된 적자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 할 때는 예시로 들었다. 은행 대출을 알아보러 다닐 때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 1위 백신 회사가 그를 찾아와 ‘1000만달러 줄 테니 팔라’고 한 것이다. 잘 알려진 ‘100억원 인수 제의’ 일화다. “알고 보니 우리 회사 가치가 100억원이 아니라, 백신 시장이 앞으로 성장할 거고 한국에는 우리 회사밖에 없으니까 우리를 인수해서 제품을 없애면 한국 시장을 다 가질 수 있을 거라 본 것이었어요. 우리나라를 우리 군대가 보호해야지 남의 군대가 보호해줄 수 없잖아요. 거절하고 그다음 날부터 은행에 또 돈 꾸러 다녔네요.”

호기롭게 인수 제의를 거절했지만, 당장 회사 사정이 나아진 건 아니었다. 안 후보는 컴퓨터 백신 V3를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으로 확장했을 때도 회상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은 다른 소프트웨어와 제작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안 후보는 “예를 들어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라면 개발 후 유지보수비용이 별로 들지 않지만, 컴퓨터 바이러스는 매일 수천 개씩 새로 쏟아져 나와 매번 새롭게 만들어야 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해결책은 ‘1년 사용료’를 받는 것이었는데, 기업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며 “4~5년 걸렸다”고 했다.

당시 안 후보가 기업 고객을 설득한 방법은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점, 이득이 되는 부분을 강조한 것이었다. ‘V3를 쓰면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 보안에 드는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지금까지 무료 배포하던 소프트웨어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V3가 유일하다 평가 받는다.

안 후보는 데스밸리를 극복하기 위해 책 하나를 추천했다. 제프리 무어의 ‘Crossing the Chasm(고비를 넘어서)’이라는 책이 있다. 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어떻게 넘었는지에 관한 내용”이라며 “캐즘(Chasm), 절벽을 넘어야 사람들이 제품을 많이 찾는 주류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딱 한 번의 광고비’밖에 없었던 안철수가 내린 선택

다음으로는 가정에서 성병 검사를 하고 원격으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키트 ‘체킷’을 개발한 박지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나라에선 원래 의사가 비대면으로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하는 원격진료가 불법이나, 코로나 감염병 여파로 한시적 허용됐다.

안 후보는 한때 원격진료에 부정적 입장이었는데, 최근엔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원격진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격진료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안 후보는 “지금이 한시적이긴 해도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니까, 우리도 언제까지 닫아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 체킷의 고민은 ‘성병 검사 키트’라는 낯선 제품 그 자체였다. 박 대표는 “외국에선 성병검사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우리나라에선 쉬쉬하는 분위기는 물론 병원 가는 것 자체를 꺼린다”며 “성병 검사를 맘 놓고 받게 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창업 계기를 밝혔다.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시장이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박 대표는 제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안 후보에게 V3를 무료로 배포했던 배경을 물었다.

이에 대한 안 후보 답변은 이랬다. “그땐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에요. 제 의학논문 잘 쓰려고 컴퓨터 공부를 좀 했는데, 그때 하필 제 컴퓨터 90%가 바이러스에 감염이 돼버린 거예요. 아무도 이걸 치료 못 한다고 하니까 제가 분석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밤새워서 만든 게 백신 V3 시작이에요. 그게 1988년이니까 33년전. 주변에서도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고민인 사람이 많으니까 무료 배포하기 시작한 건데, 점점 많은 사람이 쓰니까 계속 무료 배포를 했죠. ‘아 나도 드디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돈 벌 생각보다는 그냥 그 자체가 기쁨이었죠.”

마케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성병 검사 키트처럼 컴퓨터 보안 백신도 당시 낯설었는데, 이를 알리기 위해 어떤 전략을 폈냐는 것이다. 안 후보는 회사 이름은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에서 ‘안철수연구소’로 바꿨던 시기를 말했다. “안랩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회사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종합 보안회사로 확장했어요. 그래서 이름을 바꿨죠. 그런데 여전히 우리 회사를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회사로만 아는 거예요. 당시 신문 광고 효과가 좋을 때라, 광고를 내야겠다 싶긴 했는데 문제는 광고를 딱 한 번 할 비용밖에 없었어요. 고민하다가 제 머리를 무지개색으로 염색했어요. 광고카피는 ‘안철수가 변했다.’ 회사가 변한다는 건 CEO가 변하는 거랑 마찬가지니까요.”

세 명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모두 슬럼프 극복법, 힘들 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를 물었다. 한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는 어디 가서 고민을 털어놓기가 어렵다. 직원들에게 어려움과 힘듦을 토로하면, 회사 전체가 동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회사 수장은 두려움과 걱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험 외판원이 회사를 찾아왔던 일화를 들었다. “직원이 20여명일 때인데, 영업하는 분이 수완이 너무 좋아서 전직원이 보험 가입을 한 거예요. 근데 걱정되더라고요. 1년 뒤에 이 회사가 안 망할 자신이 없어서요. 그니까 1년 뒤에는 보험료 납부를 못할 거 같은… 하지만 속으로 한 생각일 뿐이었죠. 직원들한테 절대 얘기하면 안 되죠.”

안 후보는 사업하면서 남과 절대 비교하지 말라고도 강조했다. “한 번은 직원들 다 퇴근하고 밤에 혼자 남아서 회계장부 검산을 하고 있는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지금 의사 친구들은 존경받으면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때 결국 내린 결론은 ‘다른 사람하고 비교 안 한다’예요. 그런 생각이 들 땐 내가 지금까지 해온 걸 다시 되돌아봤어요. 그럼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서.”

‘돈 주세요’ 바짓가랑이 붙잡고 뻗치기 한 사연

마지막으로 등장한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는 의대 출신 전자공학박사로서 안 후보처럼 안정적인 길을 뒤로하고 창업에 도전했다는 접점이 있다. 직접 개발한 미생물막 제거 기술 ‘트로마츠’를 상용화한 칫솔을 개발했다. 안랩처럼 상장을 꿈꾸는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정치와 사업 둘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당연히 사업”이라고 했다. 월급 받는 직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업할 때 가장 힘든 건 ‘수금’이라며 어음깡 일화를 말했다.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면 돈을 바로 받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이제 돈 받아야 하는 결제권자 집 앞에 가요. 밤늦게까지 뻗치기를 하면 그 사람이 술 취해서 비틀비틀 걸어와요. 제가 가서 바지 붙잡고 돈 달라고 해요. 그럼 동네 창피하니까 내일 아침에 오라고 하죠. 담날 가면 6개월 어음을 끊어줍니다. IMF 전이니까 그때만 해도 1년이 제일 빨리 받는 거였거든요. 그럼 이제 어음 모아 어음깡 하러 가야죠. 이자율이 10%일 때니까 피눈물 났죠. 그래도 하는 수 있나요.”

안 후보는 정치인이 다섯번째 직업이다. 의사, IT전문가, 벤처창업가, 대학교수 다음 직업이다. 마지막으로 세 스타트업 대표가 공통으로 질문은 ‘정치를 하는 이유’로 안 후보는 “늘 두 가지를 늘 고려했는데, ‘잘 할 수 있으면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라며 “학부 시절 의료 봉사를 한 것도, 백신을 무료로 배포한 것도,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친 것도 정치인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했다.

벤처창업가 안철수 다시 떠올리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의사이자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보안전문가다. 지금 어떤 스타트업 창업가와 견주어도 찾아보기 힘든 경쟁력 있는 커리어다.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 재학 중 사용하고 있던 디스켓이 바이러스 ‘브레인’에 감염된 사실을 발견하고 밤을 새우며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어 ‘백신’이라는 이름을 붙인 게 계기다. 이후 백신을 무료로 배포하면서 인터넷상에서 젊은 층에게 지지를 얻었다. 한동안 의사이자 백신 프로그램 개발자로 살다, 1995년 의대 교수직을 뒤로 하고 지금의 안랩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