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1, 2021

페이스북 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의 복지와 연봉 수준은?"

학력과 나이, 출신을 아무도 모르는 회사
출퇴근 시간도 없고, 재택근무 활발
1주일에 한번 저커버그와 대화가능한 페이스북코리아

“내가 다녀본 최고의 회사, 그리고 마지막 회사”
“이 이후의 직장을 상상할 수 없다”
 
잡플래닛 후기에 칭찬으로 도배된 회사가 있다. 시가총액이 3342억달러에 이르는 페이스북의 한국 지사인 페이스북코리아.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서울 강남에 있는 페이스북 코리아의 본사를 가봤다.

첫인상은 사무실인지, ‘부티크 호텔’ 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색감 넘치는 인테리어. 이어 미니바가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와인과 맥주로 가득찬 냉장고가 있는 곳이다.  페이스북 홍보담당 박상현 부장은 “일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냉장고 옆으론 색다른(?) 물건으로 채워진 자판기가 있다. 5만3000원짜리 갤럭시 케이스, 9만원짜리 애플 아답터, 3만원짜리 이어폰, 값비싼 키보드와 메모리디스크까지. 이 모든 것을 무료로 뽑아 쓸 수 있다.  박 부장은 “직원들이 감사하며 쓰라는 뜻에서 가격을 적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대형 TV 부터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에 푹신한 소파까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뽑히는 이유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하드웨어가 전부가 아니다. 직장으로서 페이스북 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국내 대기업과 ‘거꾸로’가는 인사제도와 복지혜택, 강력한 인력 풀이 좋은 직장을 만드는 첫째 조건이다. 기업 문화는 '학력 대신 실력', '아부 대신 능력', '통제 대신 자율'의 3박자가 핵심이다.

페이스북의 가전 악세사리 자판기와 사무실 모습/페이스북 제공

◇한 명 뽑는데 3개월~1년 걸려

 
페이스북처럼 최고의 기업엔 최고의 '학벌'을 가진 인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페이스북 코리아 직원 50여명 가운데 이른바 ‘SKY’출신은 10명 남짓에 불과하다. 비SKY출신이 80%에 이르는 것이다. 인사를 담당하는 정밝음씨는 한양대, 박상현 홍보부장은 한동대를 나왔다. 프로게이머, 연극배우, 축구전문기자 등 전직도 다양하다. 정밝음씨는 “학력 영어성적 등은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능력만 보고 사람을 뽑는다”고 했다.

흔한 스펙을 보지 않으니 사람 뽑는 과정이 까다롭다. 우선 후보자를 선정해 페이스북코리아 인사팀이 면접을 본다. 이어 지역 본부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지사가 영어 인터뷰를 본다. 이후 추가로 면접을 더해 후보자 별로 총 4~8번의 면접이 이뤄진다. 이렇게 사람 하나 뽑는 데 3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첫째로 꼽는 요건은 ‘오너십’이다. 평직원이라도 회사 오너처럼, 일을 A~Z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지 본다. 그래서 4년 이상 경력자를 주로  뽑는다. 박 부장은 “입사 후 한 달이 지나 상사에게 일을 물어보면 창피한 일로 간주한다”고 했다. 자기 가치를 6개월 간 증명하지 못하면 제 발로 회사를 나가야 한다.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면서 신규 채용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약 14개 정도의 채용포지션이 열려 있다.

페이스북 제공, 잡아라잡, 영상 캡처

◇성과는 동료 직원들이 평가
 
연봉은 직무와 경력, 성과 별로 차이가 난다. 직장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을 보면 IT인터넷 부분 대리(5752만원), 디자인 부분 대리(8000만원), 영업제휴 과장(7800만원) 등의 연봉 정보가 게재돼 있다. 대부분 경력직원이라 전 직장에서 받은 연봉을 베이스로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 평가는 주도적이다. 정밝음씨는 “1년에 네 차례 내가 평가를 받고 싶은 사람 5명에게 성과 평가를 제안해  A4용지 반 장 정도 분량의 평가서를 받는다”고 했다. 평가서엔 반드시 구체적인 사레가 들어가야 해서, 보통 같은 일을 하는 동료 직원들이 해준다. 박 부장은 “무조건 칭찬만 해선 안된다”며 “굉장히 정확하고 냉정하게 피드백을 한다”고 했다. 동료로부터 평가서를 모으는 데는 약 3주 정도 걸린다.

성과를 평가할 땐 직원의 실패를 귀하게 여긴다. 직원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주변 환경의 어려움은 있지 않았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핀다. 매출 같은 ‘숫자’로 표시되는 정량평가 비중은 미미하다.

페이스북 사무실 모습/페이스북코리아 제공

성과급은 연초에 목표한 금액의 최대 300%까지 받을 수 있다. 연초에 1000만원을 목표로 했다면, 실적에 따라 3000만원까지 받는다. 이와 별도로 페이스북 주식을 입사 후 4년에 걸쳐 받는다.

또 연간 120만원 상당의 헬스·스포츠비, 연간 25일 휴가, 안경비용(20만원) 등의 복지혜택이 있다.

페이스북은 글로벌 단위로 수시 ‘직원 만족도’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회사의 조직문화나 사내시설, 처우혜택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눈 가리고 아웅하면 언제든 회사가 기울 수 있다"며 "직원들이 불편을 느끼는 문제는 바로 개선한다”고 했다.

◇ ‘마크 저커버그’에게 1주일에 한 차례 질문가능

이렇게 좋은 사무실에 정작 직원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업무 성격에 따라 대부분 외근을 하고 재택근무도 활발하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고, 사무실 의무 근무 조항도 없다. 페이스북코리아 조용범 지사장 스스로 자녀를 학교에 등교시킨 뒤 오전 9시30분에 출근한다. '본인의 행복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 언제든 매니저와 자유롭게 의논해 시간을 뺄 수 있다. 성과만 내면 된다.

페이스북 뉴스롬

서로 학력과 나이, 출신을 알 필요가 없고, 배경이 다양한 만큼 동문 모임 같은 게 들어설 자리가 없다. 사내정치를 시도했다간 ‘매장’당하기 십상이다. 나이 든 직원이 나이 어린 사원에게 반말을 했다가 주의를 받은 적도 있다.

업무량은 많은 편이다. 인적 자원을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창업자처럼 ‘일당백’으로 일해야 성과를 낼 수 있고, 일이 없다면 스스로 발굴해야 한다. 일이 없으면 오히려 불안하다. 새로 들어온 직원들은 분위기에 적응할 때까지 “왜 나한테 일을 안 시키느냐.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전세계 페이스북 직원들은 1주일에 한 번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화상회의 형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 금요일마다 미국 서부 시간으로 오후 4시(한국시간으로 토요일 아침 8시) 열린다. 페이스북코리아 직원들은 토요일 아침 화상 컴퓨터를 켜고 본사 Q&A세션 담당 직원에게 질문을 즉흥적으로 부탁한다. 좋은 질문을 사전에 추려 던지기도 한다. 

직원들은 다양한 질문을 했다고 한다. 최근 대화에서 '당신이 00노래를 좋아한다는데, 직접 랩을 해줄 수 있냐’는 요청이 있었다. 인턴으로 채용된 한 직원은 "안녕 저커버그. 이번에 인턴으로 채용됐어. 반갑다"고 인사했다고 한다. 이밖에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브렉시트' 사태 등 경영과 거시경제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박상현 부장은 "매우 사소하거나 과거에 이미 나왔던 질문에도 모두 답을 해준다"고 말했다.


보험

 '보험업'은 '보험상품의 위험을 인수하는 업'인데, '옵션매도와 비슷하다. 즉, 일반적으로 옵션매수는 위험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이고, 옵션매도는 위험을 인수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만약의 사고위험을 보험회사에 전가하는 것이고, 보험회사는 사고위험을 인수하는 대가로 보험료를 받는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결국 옵션매수이고, 보험회사는 옵션매도를 통해 사고위험을 인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옵션매도를 투자의 수단으로 사용하다가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1980년대에는 국내의 모 지방은행이 옵션매도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한동안 은행의 장외옵션매도가 금지되었다.


1990년대에는 모 증권회사 및 투자신탁회사 등 투자전문기업조차 옵션매도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일명 다이아몬드펀드 사건이다.


2000년대에는 수백 개의 수출중소기업들이 옵션매도로 큰 손실을 입었다. 바로 KIKO 사건이다. 그런데, 옵션매도를 은행이 권유했고, 은행은 옵션매수를 했다.


은행은 외환위험을 회피하는 상품이라고 판매했지만, 실상은 기업이 마치 보험회사인양 외환위험을 인수하여 큰 손실을 입었고, 은행은 반대편에서 위험을 기업에게 전가했다.


은행업의 법적 정의는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것"이다. KIKO 사건의 피해 기업들은 2013년 대법원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이 기업에게 옵션매도를 권유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가?


2010년대에는 수천 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옵션매도로 큰 손실을 입었다. DLF사건이다. 은행은 예금만큼 안전한 상품이라며 판매했지만, 실제는 개인들이 마치 보험회사인양 위험을 인수한 상품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지난 40여 년간 약 10년을 주기로 파생상품 관련 사고가 발생했는데, 공통점은 예외 없이 옵션매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다.


옵션매도의 문제는 국내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230년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은행은 옵션매도로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결국 파산해서 네덜란드 ING그룹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되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지방자치단체인 오렌지카운티가 옵션매도로 15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KIKO 옵션매도로 입은 손실은 약 30억~100억 달러로 추산되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40여년의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발생한 여러 손실사례만 보더라도, 옵션매도는 심지어는 전문가에게도 큰 손실을 입힐 정도로 구조적으로 큰 위험이 내재된 것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장외옵션매도를 규제한 이후, 국내 은행의 옵션매도 손실은 40여 년간 재발이 방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옵션매도에서 비롯된 손실의 대상은 은행외의 금융회사, 일반기업 및 심지어 개인투자자까지 확대되어 왔다. 다음의 10년 주기에는 누가 피해자가 될 것인가?


옵션매도는 보험회사나 일부 대형증권회사의 전문영역이다. 즉, 보험이나 일부 대형증권회사들은 업무 중 상당부분이 위험을 대가로 수익을 올리는 전문투자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어서 옵션매도를 규제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개인, 일반기업 등 비전문가인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옵션매도형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를 전면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


KIKO 1심 소송에서 유일하게 기업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던 법관이, 법원 내 학술행사에서 공개적으로 예언한 적이 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간다 한들 KIKO 사건의 사기적 부정행위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것이었다.


그 이유로 법관들이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법관의 예언은 불행하게도 결국 적중했다.


KIKO 사태는 옵션매도와 사기적 부정행위가 포함된 매우 광범위한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원은 설명의무만을 중심적으로 판단한 나머지,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KIKO 문제해결을 정책공약 중 하나로 선정한 것도 이런 것이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공약은 현재까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에 옵션매도의 피해 대상은 기업에서 개인으로 확대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DLF사건이다. 한편, 사기적 부정행위의 대상이 기업에서 개인에게로 확대된 것이 라임펀드사건이다.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는 주요원인 중 하나로 KIKO 사태 시 문제해결에 미온적이었던 것이 지적된다.


사기라는 범죄는 인간의 탐욕을 먹고 자라는 속성이 있어서 피해의 재발방지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일반투자자에 대한 옵션매도 상품 판매규제는 금융정책의 문제이므로, 피해의 재발방지가 훨씬 쉬워 보인다. 다음의 10년 주기부터는 옵션매도의 피해를 입는 선량한 국민이 더 이상 없기를 기원한다.

Tuesday, November 2, 2021

번개장터 대표

[인터뷰] 장원귀 번개장터 대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모바일 환경이 익숙하다. 온라인으로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 2000년대생은 물건을 모바일로 되파는 ‘중고 거래’ 하는 것도 선호한다. 이러한 소비패턴을 중고거래 시장에 접목해 성공한 플랫폼이 바로 ‘번개장터'다.

번개장터 사용자 절반 이상은 10~20대다. 장원기 번개장터 대표는 "번개장터는 2010년 서비스 론칭부터 스마트폰에서 쓰기 편한 앱 서비스로 출시해 모바일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모을 수 있었다"며 "기존 중고거래에서 느낀 불편함 점을 해결하고 물건을 검색 또는 등록하고 판매(구매)하는 모든 거래 과정을 앱에서 할 수 있도록 했더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장원귀 번개장터 대표./ 번개장터 제공
그는 또 "번개장터 이용자 대부분은 10대이고 이들은 스타굿즈(인기스타와 관련한 상품) 거래를 선호한다"며 "번개장터는 모바일 퍼스트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차세대 중고거래 플랫폼이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를 모으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창업초반 사무실도 없이 1년 가까이 카페에서 일했으며, 이사만 10번 넘게 다녔다. 장 대표는 10년째 사업을 운영하면서 제대로 된 ‘휴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장 대표는 "건강이 안 좋다는 걸 느껴 2019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휴가도 다녀오고, 운동도 시작하는 등 쉬는 시간을 강제로 늘리고 있다"며 "휴가를 가기 위해 유효기간이 만료된 여권을 갱신하려고 가보니 10년 동안 일하느라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다녀온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기’와의 전쟁

장 대표는 한번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2018년은 그가 ‘사기거래' 문제에 집중한 해다. 장 대표는 "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저는 물론 직원들을 총동원해 사기 발생률 낮추기에 24시간 총력을 기울였다"며 "그 결과 두 달 만에 전체 거래대비 사기발생률이 기존 0.2%의 절반 수준인 0.1%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 직원들 모습./ 번개장터 제공
그가 사기 근절에 사활을 건 이유는 바로 이용자들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단 한 건의 사기거래만 경험라더라도 이용자는 거의 평생 상처를 가지고 살며, 더불어 중고거래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가질 수 있다"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되는 문제는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단 한 건의 사기라도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사기 형태가 다양해지자 사기를 당하기 전에 플랫폼 내에서 원천적으로 사기를 막을 수 있게 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번개톡, 번개페이(안전결제시스템) 등의 서비스다.

4차산업혁명 대비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자체 애스크로인 번개페이나 번개송금, 번개보험 등 안전 거래 시스템은 번개장터가 국내 1위 중고거래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한 비결이다.

장 대표는 "업계 최초로 번개장터 내에 번개톡이라는 메신저를 넣어 흥정부터 거래까지 플랫폼 내에 증거를 남길 수 있게 했다"며 "물품 또는 송장을 받고나서 판매자에게 돈을 입금하는 번개페이와 번개송금 등 안전거래 방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기거래율을 낮춘 번개장터는 2019년부터 4차산업혁명 시대 대비에 나섰다. 빅데이터 스타트업 ‘부스트'를 인수해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장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며 보니 분기마다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는 개인 간 거래시 수량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인데 개인별 맞춤형 ‘추천'이 어렵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어렵다고 해서 문제를 방치할 수 없기에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리딩하는 빅데이터 업체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장원귀 번개장터 대표./ 번개장터 제공
최근 번개장터는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 적용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서비스 테라 생태계에 합류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최대 3%의 결제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매자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기존 번개장터 거래의 경우 신용카드는 거래액의 3%, 가상계좌는 1.5%의 결제 수수료가 발생하나, 차이를 이용하여 결제 시 별도의 수수료가 없도록 한 것이다.

장 대표는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기 때문에 이벤트를 진행해 수수료를 할인해주고, 기존 페이먼트와 더불어 테라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 효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번개장터는 2016년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매출도 계속 성장세다. 2019년 매출은 2018년대비 70%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광고 매출 외 번개페이, 번개송금 등의 페이먼트 쪽의 매출 성장이 주효했다.

투자유치보다는 내실 다지기

장 대표는 10년 뒤에도 번개장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향후 중고거래 시장이 커질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그는 "장기 경쟁 불황으로 선진국일수록 중고거래가 활발해진다는 연구도 있고, 실제로 물건을 깨끗하게 쓰는 일본의 경우 개인간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는 상장(IPO)을 통해 수년만에 4조~5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곳으로 성장했다"며 "물건을 깨끗하게 쓰는 문화가 자리 잡을수록 중고거래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투자 유치나 상장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내실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금은 좀 더 의미 있는 투자를 하기 위한 투자처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적자를 내다보니 투자를 받고 적자가 나면 또 투자를 받는 상황을 반복하지만, 번개장터는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내실있게 단계적으로 성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은 사실 순간적인 이벤트라고 생각한다"며 "본질은 ‘성장'이므로, 의미없는 투자 유치나 상장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유치하는 것보다 사람(직원)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는 "조직문화 다듬기에 나설 예정이다"며 "2018년 직원 수가 많이 늘어난 만큼 나름의 직원 복지를 위해 사무실도 새롭게 단장하고, 웰컴키트 제공, 사내 거래왕 등 다양한 사내 이벤트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웰컴키트는 신입사원들에게 제공하는 선물이다. 일할 때 필요한 사무용품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담겨있다.



브랜디 서정진 대표

 K패션 뉴리더 릴레이 인터뷰

(3) 서정민 브랜디 대표

1만2000개 패션 셀러 입점
'하루배송" 내세워 급성장
작년 거래액 전년대비 100% 성장

"글로벌앱 기반 내년 1조 거래"
서정민 브랜디 대표 "알리바바도 러브콜…동대문패션 세계화 이끌 것"

“지금까지 동대문 옷을 해외에 팔려는 시도가 없었다. 만약 그런 기업이 있었다면 세계 1위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를 제쳤을 것이다.”

여성 의류 쇼핑앱 브랜디의 서정민 대표(사진)는 올해 사업 목표를 ‘동대문 패션의 세계화’로 잡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개발 중인 것이 브랜디 글로벌 앱이다. 해외 대형 유통업체가 도매로 동대문 시장의 옷을 사갈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동대문 시장은 세계 최대 패션 클러스터(cluster·집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반경 2㎞ 내에서 디자인·생산·유통을 담당하는 17만 개 업체가 활동 중이다. 이들의 연간 거래액은 15조원. 하루에 쏟아지는 신상품 수만 1만 개에 달한다.

브랜디는 패션 셀러 약 1만2000곳이 입점해 있는 동대문 대표 패션 쇼핑앱이다. 2016년 앱을 내놓은 후 총 다운로드 수는 950만 건에 달한다. 앱 하루 방문자 수는 최대 53만 명. 이 중 80% 이상이 패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1020세대다. 브랜디는 이들의 방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잘 팔릴 만한 옷을 예측한다. 서 대표는 “수요 예측 알고리즘, 풀필먼트센터 등 인공지능 기술 기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 "알리바바도 러브콜…동대문패션 세계화 이끌 것"

브랜디는 이런 첨단 시스템 덕분에 지난해 10월 주문 당일 또는 다음날 옷을 배달해주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내놨다. 1020세대가 이에 열광했다. 셀러들을 위해 상품 구입부터 포장, 배송까지 대행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패션시장의 위기 속에 작년 거래액(추정치)이 3000억원으로 뛰었다. 2019년(1576억원)보다 10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브랜디는 내년 목표를 1조원으로 잡고 있다. 브랜디 글로벌 앱 등을 성공시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라자다그룹, 알리바바그룹, 쇼피 등 해외 대형 유통업체들이 동대문 옷을 팔고 싶다는 이메일을 계속 보내온다”며 “국적 불문하고 Z세대로 불리는 1990년대생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동일한 문화를 즐기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 "알리바바도 러브콜…동대문패션 세계화 이끌 것"

브랜디는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앞두고 정보기술(IT)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직원 290명 중 100명이 IT 인력이다. 서 대표는 “올해 IT부문에서 10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디의 가능성에 지난해 네이버가 100억원을 투자했다. 지금까지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총 45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