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7, 2016

도영심 의원 횡령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도영심(69·여·사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스텝(ST-EP)재단 이사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각종 해외 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국고보조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은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해 도 이사장을 수사키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문체부로부터 도 이사장의 보조금 횡령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에 배당했다고 7일 밝혔다. 도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2007년부터 펼쳐온 ‘해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 ‘개발도상국 관광발전 지원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조금 2억3000만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문체부는 최근 자체 특별감사를 벌여 도 이사장의 비위를 발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문체부 감사 결과 스텝재단은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변조하거나 사업비용을 중복 정산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타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고보조금 비리 근절을 올해 주력 과제로 선정했던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부장검사 주임검사제를 활용, 한 부장검사가 직접 사건을 수사토록 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고발장 내용과 문체부의 제출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UNWTO 산하 국제 비영리재단인 스텝재단은 관광산업을 일으키고 청소년을 교육해 빈곤을 퇴치하는 사업을 주로 한다. 자연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인류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 재단으로, 도 이사장이 2004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보조금 횡령 의혹을 받는 두 사업은 문체부의 대표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었다. 문체부는 해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에 2007∼2014년 약 37억원의 예산을 할애했다. 가나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 문화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 각국에 2000∼3000권의 책이 들어가는 도서관을 마련하는 사업이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표적인 아프리카 지원 사업이라며 공식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외교부가 2010년 ‘양자무상원조’로 공식 분류한 개도국 관광발전 지원사업에는 같은 기간 약 51억원이 쓰였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의 저개발 국가에 관광산업 원조, 농가 지원, 수공예품 제작 지원 등을 펼쳐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국가브랜드를 높인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보조금 비리 혐의가 제기됐다.

도 이사장은 민정당 사무총장 출신 권정달(80)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부인이다.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낸 도 이사장은 제19대 국회의원이었던 이재영(41) 전 새누리당 의원의 어머니로, 최초의 ‘모자(母子) 국회의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도 이사장이 재혼을 한 까닭에 이 전 의원은 권 전 총재와 성이 다르다.

정계를 중심으로 인맥이 넓은 도 이사장은 유엔 사무총장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반기문 총장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민간외교 사절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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