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7, 2016

국회의원들 친인척 몰아주기 헬조센 시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과 유사한 사례가 연이어 나오면서 파장이 국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5촌 조카를 5급 비서관으로, 자신의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회계를 맡던 동서를 국회의원실 인턴 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29일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야당 의원님의 ‘보좌진 가족 채용’ 문제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있는 시점에 저의 보좌진 친척 채용으로 논란을 일으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들은 의원실에서 맡은 업무에 있어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면서도 “어떤 이유든 어떤 상황이든 국민 눈높이에서는 변명일 뿐인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어 도마에 오른 친인척 보좌진을 의원실에서 내보냈다고 밝혔다.

김명연 원내대변인(경기 안산단원갑·재선)이 자신의 동서를 4급 보좌관으로 채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동서는 여동생과 3년 전 이미 이혼한 상태”라며 “조카들이 상처받을까 봐 이런 부분을 공개 못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미 친인척이 아니라는 해명이지만, 해당 문제에 대해 의식이 날카로운 만큼 김 대변인은 해당 보좌관을 이날 면직 처리했다.

더민주 안호영 의원도 6촌 동생을 비서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측은 “지난 17∼19대 국회에서 잇달아 다른 의원들의 비서관을 지내면서 자질과 전문성이 뛰어나 채용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야는 ‘사후약방문’격으로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규제하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상욱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의원들이 8촌 이내 친인척을 보좌진에 채용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명재 사무총장은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정당으로 거듭나도록 이런 비정상적 관행이 적발되면 당 차원의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파렴치한 행위’로 기소된 당원에 대해서는 입건 즉시 당 윤리위에 회부하도록 윤리 규정을 강화했다. 지 대변인은 ‘파렴치한 행위’의 정의에 대해 “사회 통념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더민주 백혜련 의원도 지난 20일 국회의원의 4촌 이내 혈족 및 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경우 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이보다 더 나가 국회의원의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 및 인척의 보좌진 채용은 물론 선거사무장, 후원회 회계책임자 선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셀프채용금지3법‘을 29일 발의했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법안이 19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안 발의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차제에 의원들 보좌진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가족 채용은 국회의원 특권 가운데서도 가장 비정상적인 특권”이라면서 “국회사무처 차원에서 보좌관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해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보다 근본적으로는 보좌진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공무원 채용 규정에 준하는 ’보좌진 채용‘의 원칙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친인척 보좌관 채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촌 이내 친인척 보좌관 채용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독일은 기본적으로 친인척 채용을 허용하지만 프랑스는 급여를 절반만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독일은 급여 지급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한편 더민주는 30일 이번 사태의 발된이 된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당무감사원 회의를 열 계획이다.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왔다는 점에서 당원·당직 자격 정지보다는 제명 등 고강도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명을 위해 출석할 예정인 서 의원이 ’결단‘을 통해 자진사퇴나 탈당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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