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13, 2020

채팅앱의 비극

채팅앱에서 여성 행세를 하며 ‘강간 상황극’을 유도한 남성과, 그에게 속아 엉뚱한 여성을 찾아가 실제로 성폭행한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2일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주거침입강간 교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5년, ‘주거침입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B 씨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상 공개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8월 불특정 다수인과 무작위로 채팅을 하는 앱에서 ‘35세 여성’이라는 가짜 프로필로 접속해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를 보고 연락한 B 씨는 A 씨가 알려준 원룸에 찾아가 강제로 침입해 그 곳에 사는 엉뚱한 여성을 성폭행했다.
피해 여성은 A 씨나 B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검찰은 “피해자는 지인이 오기로 했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문을 열어줬는데 낯선 B 씨가 아무런 말도 없이 자신의 목을 밀치고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 강간해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불안, 성적 수치심, 자괴감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이런 고통을 당할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범행해 죄질이 나쁘고 인간의 인격에 대한 일반의 존중이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A 씨 변호인은 “강간을 교사한 게 아니라 상황극을 하자고 한 것이다”며 “실제 강간에 이르게 될 지 몰랐고, 우연한 사정에 의해 강간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B 씨 변호인은 “A 씨에게 완벽히 속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강간의 범의가 없었고, 도구로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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