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의 몸 등에 휘발유를 뿌린 뒤 강간·감금하고, 불까지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원익선)는 1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를 받는 박모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박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쟁점범행 외 나머지 범행은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1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범행의 내용을 보면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춰보면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박씨 측은 사건이 발생한 주거지가 A씨와 약 1년 간 공동생활을 했던 곳이라는 점 등을 들어 주거침입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주거지에 들어갈 당시 피해자와의 공동생활에서 이탈했음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했다”며 “피고인이 비밀번호를 여러번 눌렀음에도 문이 열리지 않아 빠루(쇠지렛대)로 이를 손괴할 수밖에 없던 점, 피해자는 (피고인과) 지난해 9월께 헤어졌으나 그후인 10월께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동거녀가 이별통보를 한 뒤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쇠지렛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 강간·감금하고, 휘발유로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박씨는 동거녀 A씨와 지난 2018년 노래방에서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했고, 이후 A씨의 자녀들과 함께 동거를 하게 됐다.그런데 지난해 9월께 두 사람 간 다툼이 생겼고, 당시 박씨는 욕설을 하며 테이블 등을 발로 차는 등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가 석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A씨는 박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집에서 내보냈는데, 박씨는 그로부터 한 달여만에 A씨 집에 찾아가 쇠지렛대로 비밀번호가 바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A씨의 몸과 안방 침대에 휘발유를 뿌리고 강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A씨를 약 8시간 동안 감금하고, 경찰이 출동하자 휘발유를 뿌려 둔 이불에 불을 붙이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도 전해졌다. 1심은 “피고인의 주거 침입 방법이 폭력적이고, 빠루와 휘발유를 미리 구입해 준비하는 등 범행이 우발적인 것에 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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