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7, 2014

섹스중독 여성

서울에 위치한 한 사무실(성중독자들이 모임 장소가 공개되길 원치 않아 자세한 위치 설명은 생략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가 되면 다양한 지역에 사는 성중독자 10여 명이 모인다. 자신의 성별에 따라 남자 성중독자 모임과 여자 성중독자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익명의 성중독자 모임(Sex Addicts Anony- mous)’, 즉 SAA는 ‘성중독자들이 함께 모여 성중독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발족한 국제단체로 한국 SAA는 2010년 3월 결성했다. 

SAA는 ‘자조(自助)’모임이기 때문에 성중독이 있다고 자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참여율은 들쭉날쭉하다. 참석자는 서로의 신상을 묻지 않는다. 이 모임은 구성원이 자기 아픔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놓으면 서로의 감정을 보듬으면서 치료를 돕는다. 대중은 성중독자를 ‘성을 밝히는 사람’이라고 치부하지만 이들에게 성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절실한 사안이다. 


엄마 사랑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해

최근 경남 통영에서 한아름(10) 양과 제주 올레길을 걷던 40대 여성이 살해되자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목소리가 높다. 결국 정치권은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전자발찌와 동일하게 3년 소급 적용하고, 취업 제한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성범죄자를 관리, 감독하는 실무자들은 “정부 노력이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강력한 처벌정책으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성범죄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성범죄자를 가해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자는 성중독자 모임이 열리는 8월 3일 이곳을 찾았다. 성중독자를 만나면 성범죄자가 범죄를 일으키기 전 상태를 짐작할 수 있을 듯했다. 모든 성중독자가 성범죄자는 아니지만, 모든 성범죄자는 성중독자이기 때문이다(상자기사 참조). 방문 전날 모임 후원자를 만나 참관 의사를 밝힌 터라 모임에 동석할 줄 알았지만 모임 참가자들이 거부했다. 결국 모임 후원자에게 며칠 동안 “성범죄자 실태를 파악하려면 성중독자를 만나야 한다”고 설득한 끝에 주인 모를 두 개의 휴대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8월 6일 서울에서 한 남자 성중독자를 만났다. 그는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카페에서 조용한 자리를 찾은 그에게 나이부터 묻자 이야기가 술술 이어졌다. 

“28세다. 인터뷰에 응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가족도 모르는 내 실체를 누군가에게 알리는 게 겁났다. 스스로를 성중독자라고 인정하는 것도 어려웠다. 나는 스스로를 가치 없게 여긴다.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남들처럼 살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크다. 

자조모임에 나가기 시작한 것은 나 자신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겠다 싶었다.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마다 두려움은 커졌다. 모임에 나가면서 내가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며 자랐다는 걸 알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버이날을 맞아 엄마에게 카네이션을 드렸는데 엄마가 ‘뭣 하러 만들어왔느냐’고 쏘아붙이며 화냈다.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입대할 때도 훈련소까지 배웅해줬을 뿐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엄마는 늘 내게 ‘너는 할 수 없어’ ‘너는 끈기가 없어’라고 말했고, 많이 때렸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잘못된 인간인 줄 알았다. 아버지도 나를 방치했다. 격려받고 싶었지만 그런 경험을 나눈 적이 없다. 아버지는 단지 돈 벌어오는 기계였다. 

하지만 엄마가 내게 아버지와의 문제를 털어놓으면 그것만은 열심히 들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끝내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모님이 싸우면 나는 내가 중재를 못한 탓인 것 같아 밤새 울었다.

인간관계도 맺기 어려웠다. 왕따가 되는 게 두려워 친구를 사귀긴 했지만 진심으로 대화하지 못했다. 누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도, 먼저 연락을 한 적은 없다. 여자는 사귀지 못했다.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지만 자신감이 없어 고백도 못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한 성중독은 학창시절 내내 이어졌다. 밤새도록 음란물을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고, 학교에서는 잠만 잤다. 중독행위를 하고 나선 스스로에게 ‘병신 같은 새끼, 나가 뒈져버려’라는 말을 수없이 했다. 나는 가치 없는 나에게 뭔가를 먹인다는 것 자체도 싫었다. 먹고 싶은 게 있어도 나 자신은 먹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끼니도 자주 걸렀다. 

군 생활은 좋았다. 눈만 뜨면 얘기할 동료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 그때는 중독행위도 끊었다.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나를 싫어할 것 같아 망설였지만,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 덕에 처음으로 책도 읽고, 인간답게 살자고 결심할 수 있었다. 

뭔가를 하려면 돈 걱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에 주식투자를 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돈을 벌수록 불안해졌다. 문제는 돈을 벌면서 사창가에 자주 간다는 점이었다. 군 동기와 그곳에 다녀온 뒤 버릇이 됐다. 심하게 (욕정이) 올라오면 간다.” 

취재를 마친 뒤 기자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준 그는 성중독자와 성범죄자를 연관짓는 것을 불편해하면서도 “자존감이 없는 소심한 사람이 반항하는 한 방법으로 성중독에 빠지고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면서 “나처럼 심리치료를 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너 시간 뒤 32세 남자를 만났다. 고향이 부산인 그는 마침 서울에 와 있었다. 앳돼 보이는 그 남자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했다. 기자가 명함을 건네자 취재가 시작됐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받은 명함을 구겼다 펴면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2년 전부터 자조모임에 나가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지극히 사적인 얘기부터 시작했다. 


7세 때부터 자위행위 시작 

“자위행위를 7세 때 시작했다. 성기를 바닥에 비볐는데 분명 사정한 느낌을 받았다. 엄마가 그 모습을 보고 심하게 때렸고, 그 뒤로 성행위에 대한 죄책감이 생겼다. 하지만 엄마 몰래 자위를 했고, 친척 여동생과 동네 여자아이들을 상대로 성에 탐닉했다. 초등학생 때도 자위를 하루에 서너 번씩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중학교 1학년인 동네 형 집에 놀러 갔다가 형의 성기를 빤 적도 있다. 냄새가 나고 기분이 나빴지만 형이 시키는 대로 하면 게임기를 갖고 놀게 해준다기에 억지로 했다. 고등학생 때 꼬마 여자아이에게 키스도 시도했다. 아이가 거절해 키스는 못했지만 그 애가 나 때문에 잘 자라지 못했을까봐 지금도 걱정된다. 

가정환경은 남다르다. 엄마는 나를 임신한 채 알코올중독자였던 생부와 이혼했다. 엄마가 재혼하기 전까지 나는 친척집을 전전했는데, 한번은 이모가 외출할 때 나를 안에 두고 밖에서 문을 잠그는 바람에 두려움에 떤 적이 있다. 너무 무서워 결국 2층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옥상에서 떨어져 이틀 동안 의식불명이 된 적도 있다. 당시 병원에서 깨어나 엄마를 찾으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했다. 

재혼한 엄마는 새아버지에게 ‘왜 내가 낳은 아들을 사랑해주지 않느냐’고 따졌고 그때마다 아버지는 자녀 모두에게 무심하게 대했다. 엄마는 내가 여섯 살 때 버릇이 없다며 벨트로 때렸다. 도시락도 한 가지 반찬만으로 싸줬다. 단무지면 단무지, 김치면 김치. 엄마에게 불평하면 ‘네가 나를 힘들게 한다’ ‘너는 나를 닮아서 끈기가 없다’는 말을 쏟아내기 때문에 더는 말하지 않았다. 엄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했지만 좋은 기억은 별로 없다. 

군생활은 힘들었다. 선임이 1년 3개월 동안 30분씩 따로 불러 나의 무능을 비판하자, 엄마가 한 말이 떠올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군 동기와 사창가에 가기 시작했고, 그 후 중독행위가 더 심해졌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누군가 나를 질책하면 쉽게 사표를 썼는데,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루에 사창가나 키스방을 서너 번씩 갔다. 성행위를 하고 나면 아기가 엄마 젖을 물듯 여자 가슴을 빨았다. 여자친구를 딱 한 번 사귀긴 했지만 헤어졌고, 지금도 사창가를 다녀 빚이 500만 원이나 된다.”

취재를 마친 그에게 다른 성중독자를 소개해주길 부탁했지만 처음 만난 성중독자와 마찬가지로 “누구도 이 내용을 공개하길 원치 않는다”며 곤란해했다.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그를 뒤로하고, 수소문 끝에 8월 7일 서울에 사는 33세 여자 성중독자를 만났다. 그가 원한 대로 성중독자 자조모임을 진행하는 폐쇄된 장소에서 만났다. 기자가 명함을 건네자 명함에 낙서를 시작한 그가 “내 꿈은 술집에 취직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성적을 사랑한 부모님

“만나봐서 알겠지만 성중독자들은 가정환경이 좋지 않다. 나도 그렇다.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엄마를 아빠가 억지로 집에 데려와 태어난 지 3개월도 안 된 나를 키우게 했다. 나중에 들었지만 내가 아무리 울어도 엄마가 돌봐주지 않아 아빠가 달래줬다고 한다. 게다가 아빠는 6세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침대에 함께 누워 내 가슴을 만지면서 성노리개 취급을 했다. 내 몸을 누군가가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알게 됐고 그 행위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안 뒤 아빠를 피했다. 엄마는 이런 행동을 보고도 방관했다. 

자위행위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다. 엄마는 내가 평소처럼 외할머니에게 용돈을 받아오자 죽일 듯이 때렸다. 한번은 초등학생 때 쪽지시험에서 10개 중 1개만 맞혀왔더니 며칠 동안 미친 듯이 때려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 친구관계도 일일이 간섭했다. 나와 편지를 주고받는 친구에게 연락해 ‘내 딸은 공부해야 하니 연락하지 말라’고 통보할 정도였다. 

부모는 내가 아닌 내 성적을 사랑했다. 좋은 성적을 받으면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공부중독이었다. 내 꿈은 최고 높이인 1등을 하고 나서 자살하는 것이었다. 관계 맺기가 두려워 학원에 가지 않고 학교와 도서관만 오갔고, 밥도 늘 내 방에서 혼자 먹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부모가 모든 걸 용인했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자 부모의 멸시가 시작됐다. 이후 나는 본격적으로 남자에게 빠져들었다. 미친 듯이 남자를 만나고 자살하고 싶었다. 예쁘게 생긴 엄마가 아빠를 비롯한 남자들에게 아양 떨며 사랑받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남자를 만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바람피운 엄마는 외박하는 내게 뭐라 하지 못했다. 

나는 살기 위해 섹스를 했다. 남자랑 침대에서 뒹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다. 남자가 나를 품에 안아주면 아빠가 나를 만져줄 때처럼 기분이 좋았다. 채팅으로 만난 남자가 술값 내고 모텔비 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22세부터 30세까지 남자 200여 명과 섹스를 하면서 오래 만나는 남자도 생겼다. 나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남자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생각하니 누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술집에서 일하고 싶어도 자존감이 없어 면접을 못 할 정도니 이해되나. 내가 스스로를 하찮게 대하듯, 나를 쉽게 여기는 남자가 편했다. 

섹스 후 헤어지면 천벌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고도 밤이 되면 채팅창을 열고 낯선 남자를 만나러 나갔다. 갓난아기가 깜깜한 길바닥에 놓인 것처럼 두려운 감정이 들어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섹스를 쾌감 때문에 한 게 아니다. 몇 달 동안 굶어서 먹을거리가 없을 때 쓰레기라도 먹어야 하는 심정으로 섹스를 찾는 것이다. 2년 전부터 치료를 받으면서 섹스를 끊었고 지금은 나 자신을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다.”


살기 위해 섹스에 빠져

“취재에 응해줘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며 그에게 성범죄자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머뭇거리던 그가 떨리는 음성으로 조심스레 답했다. 

“나도 성범죄자는 무섭다. 하지만 당신이 날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생각이 다르듯이 성범죄자를 직접 만나면 시각이 달라질 것 같다. 성범죄자가 살아온 인생을 똑같이 살게 된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중독행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치료받기 전에 섹스 괴물처럼 살았던 것처럼.”
 


‘섹스중독’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섹스중독자의 30%가 여성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섹스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에 대해 집착한다. 남성들은 상상치도 못할 방법으로 자위를 하거나 음란물에 중독되는 경향까지 보인다. 심지어 애인이나 남편을 두고 처음만나는 남성들과 기계적인 성관계를 갖는다. 화류계로 뛰어드는 여성까지 생겨나고 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의 섹스중독 실태를 취재했다.

“어린나이에 섹스중독자가 된 것 같아 너무 슬프고 미칠 것 같고 죽고 싶습니다.”
고등학생인 A양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A양은 불화가 잦은 집안 환경으로 인해 가출을 5번이나 했다. 그러던 중 1년 전 섹스파트너를 만나 성관계를 갖고 있다.

말 그대로 섹스파트너일 뿐이라면서도 그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위는 13살 때부터 시작했다. A양은 “아직 나이도 어리고 공부할 기간도 많이 남았는데 학생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섹스중독에 신음하는 여성들

섹스중독 증상으로 신음하는 여성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연령구분도 없다. A양처럼 미성년자에서부터 20대 여성, 가정주부들까지 다양해 충격을 주고 있다.

B(회사원·28)씨의 섹스중독 현상은 6개월 전부터 심해지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성적 충동에 휩싸이는가하면 온통 섹스에 대한 생각뿐이라는 것. 성관계를 갖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B씨는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잠자리를 한다. 성관계를 맺으며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거나 오르가즘 등의 쾌락을 느끼기 보다는 그저 섹스 자체에 몰입하고 집착한다는 것.

B씨는 “내 머릿속이 온통 섹스로 차 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수치스럽지만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며 “남자친구가 이 사실을 알까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섹스중독을 호소하는 여성의 사례들이 수없이 올라와 있다.

“무리하게 섹스를 하는 등 자신이 점점 변태가 되가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는 대학생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글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 하루에 4번 성관계를 갖는다. 성관계를 갖기 위해 한동안 동거를 하며 일주일 내내 성관계를 맺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도 집에서 자위행위를 한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의 온몸을 캠코더로 찍어서 집에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며 “정말 미칠 것 같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곧 남자친구가 군대를 가는데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30대 후반의 주부의 사연도 심상치 않다. 아이가 둘인 이 여성은 섹스중독으로 인해 심각한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 20대 때는 오히려 성관계를 갖는 것이 귀찮고 짜증났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자꾸 성관계를 하고 싶고 온통 섹스에 대한 생각뿐이라는 것. 하지만 남편이 피곤하다면서 계속 외면해 결국 애인을 만들었다. 문제는 더 스트레스가 쌓이고 기분도 나쁘고 우울해지면서도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섹스중독 여성을 연인으로 둔 남성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성들의 섹스중독을 경험해보지 못한 남성들은 “아내나 애인이 섹스중독에 걸리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실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소리다.

실제 한모(29) 씨는 여자친구(21)와 이별을 심각하게 생각 중이다. 한 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하루라도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성격이다. 자신이 늘 같이 있어 주지 못하자 그 빈자리를 다른 남자로 채운다는 것이다.

한 씨는 여자친구가 “중학교 1학년 때 첫 성관계를 갖은 후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에 3~4번씩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 충격을 받기도 했다. 방송에서 섹스중독에 걸린 여성이 나왔었는데 증상이 비슷했다. 여자친구는 늘 한 씨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여자친구가 집 앞까지 찾아와 울면서 매달렸다. 마음이 약해진 한 씨는 여자친구를 다시 받아들였다. 하지만 매번 여자친구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되풀이 하고 있다.

한 씨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만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서도 “여자친구가 더 힘들 것이다. 한편으론 불쌍하다”고 토로했다. 전형적인 섹스중독 사례다.

‘쾌락’ 보다는 ‘행위’ 자체에 몰입

성충동을 참지 못해 강박적으로 섹스에 매달리는 증상을 보이는 섹스중독은 섹스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려한다.

실제 섹스중독증의 경우 섹스를 통해 기분을 전환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죄의식을 느끼게 되고 이런 기분을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섹스를 찾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섹스중독은 알코올·도박·마약 등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집착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금단현상까지 생긴다. 다른 중독증과 다르게 섹스중독증은 완전히 끊기 어렵다.

 알코올·마약·게임 등은 충동을 억제하고 끊어도 사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섹스는 아니다. 인간에게 있어 성욕은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본능이기 때문이다.

섹스중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수가 제법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섹스에 중독된 여성들은 음란물에 집착하거나 강박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실제 한 여성(34)은 “남편과의 섹스 후에 자위를 하거나 회사에 출근해서도 자위를 할 만한 곳을 찾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섹스중독자들은 섹스자체에 집착하고 몰입한다. 그야말로 기계적인 섹스를 하는 셈. 상대와의 감정적 교류가 없다. 섹스를 통한 쾌락을 느끼기 보단 섹스라는 행위자체에 몰입하게 되면서 자신의 우울감을 극복하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원나잇 스탠드’도 서슴지 않는다. 배후자를 두고도 섹스파트너를 찾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심지어 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원장에 따르면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일부의 여성 중에는 섹스중독에 걸린 여성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에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섹스 자체를 원한다는 것. 목돈을 마련하고도 계속 일을 하거나 그만둔 뒤에 섹스를 하기 위해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실제 폰팅이나 화류계 여성으로 전락한 사례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이들에 따르면 섹스도 하고 돈도 버는 ‘1석 2조’라는 것.

이처럼 섹스중독은 개인을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이렇다 할 ‘섹스 중독증 클리닉’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클리닉에 다닌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 경우 여러가지 편견에 시달려야 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심각하다.

사실 섹스중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병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중독증은 호르몬의 이상 등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환경 등에 의한 열등감이나 정서 불안 조울증 등 정신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섹스중독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윤수 원장은 “여성의 경우 섹스를 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꿈을 자주 꾸거나 호스트바와 같은 곳을 계속 찾게 되는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며 “다른 취미 생활이나 운동에 몰두하는 등 생활 습관의 변화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섹스중독 판별 자가진단표
1. 섹스에 대한 욕구로 인해 인간관계에 금이 간 일이 있다.
2. 배우자에게 너무 자주 섹스를 요구해 부부간에 다툰 적이 많다.
3. 하루라도 섹스를 하지 않고는 잠을 못 잔다.
4. 술자리를 가지면 반드시 섹스로 끝을 맺어야 한다.
5.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상대방이 어떤 여성이건 관계없다.
6. 옆에 부인이 있는데도 자꾸 다른 여성에게 눈길이 간다.
7. 섹스를 못하면 자위행위라도 하고 자야 직성이 풀린다.
8. 자신이 변강쇠라고 느낀다.
9. 친구의 부인이라도 연애감정을 느낀다.
10.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11. 혼자서라도 섹스를 하기 위해 사창가 등을 찾는다.
12. 변태적인 섹스에 대해 강한 충동을 느낀다.
13. 자신이 섹스를 너무 밝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생긴다.
14. 섹스를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면 불안해서 견디기 힘들다.
15. 실제적인 성관계 시간 외에도 간접적인 섹스(인터넷, 포르노 감상 등)를 즐기는 시간이 거의 매일 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4개 이하 항목에 해당되면 ‘안전’, 5~8개는 ‘섹스 지상주의자’, 9~11개 항목에 해당하면 ‘섹스중독 요주의형’이고, 12개 이상이면 위험한 섹스중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성과학연구소’.

‘밝히는’ 경우를 넘어서 섹스에 중독된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녀들은 남자보다 더욱 많은 횟수와 시간을 요구하고, 특별한 사이가 아님에도 성관계를 쉽게 한다. 국내의 경우는 관련 조사자료가 없지만 외국의 자료에 따르면 대략 100명 중 3~4명 정도가 ‘참을 수 없는 섹스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녀들은 어떻게 자신의 성적 욕구를 풀고 있을까. 그리고 섹스 중독의 구체적인 증상은 어떤 것일까.

직장여성 이 아무개 씨(28)는 회사에서도 남몰래 채팅창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다. 그녀가 그렇게 채팅창을 열어놓는 것은 그날 밤 섹스를 나눌 남성을 물색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그녀의 이러한 행위를 아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거의 완벽한 ‘청순가련형’이다. 말도 가려서 하고 어투 자체도 지극히 여성스럽다. 하지만 그녀의 실체는 ‘섹스광’이다. 

채팅에서 상대를 물색할 때부터 그녀의 ‘진가’는 드러난다. 일단 그녀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남성의 외모가 아니다. 얼마나 뛰어난 스킬을 지녔냐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음란한 말을 얼마나 잘하느냐도 선택의 기준이 된다. 직장 동료들은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그녀는 이처럼 섹스를 하는 즐거움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말하자면 그녀는 섹스에 중독된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이러한 섹스광은 실재한다고 한다. 그녀들은 신체적으로도 일반여성들과는 사뭇 다르다. ‘아랫도리’가 늘 젖어있는 경우가 많고, 클리토리스는 언제나 부풀어 올라 있다는 것. 따라서 그녀들은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따라서 남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늘 그렇듯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만큼 그녀들 주변에는 남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남성들은 그런 여성들에게 이끌리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들은 자연스레 풍부한 성생활을 즐기게 된다.

일부 섹스중독 여성들은 화류계에 투신해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회사원 최 아무개 씨(32)는 최근 몇몇 스포츠 마사지 업체를 다니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상하게도 한결같이 일하는 여성들이 자신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즐겼던 것. 물론 처음에는 손님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런 일이 거듭될수록 ‘혹시 그녀들도 즐기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녀들의 행동이 너무 적극적이었다. 특히 최 씨는 행위시 여자의 숨소리만 들어도 여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자부해왔던 터라 의심은 깊어만 갔다. 결국 그는 궁금증을 참다못해 업소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최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업주는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를 모집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 다름 아닌 남자 손님들과의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성들, 즉 섹스를 좋아하는 여성들만 채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바로 그러한 여성들이 서비스를 해야 자신도 즐기고 동시에 남성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듣고 보니 그럴 듯했다. 아무래도 아가씨들이 스스로 즐기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임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당연히 손님들도 만족할 것이 아닌가.”

나이트클럽 등에서는 원나이트를 통해서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상당수의 남성들이 원나이트를 원하지만 대부분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섹스중독 여성과 부킹을 하면 너무도 수월하게 목적을 달성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들은 처음 만난 남성에게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가가 진한 스킨십을 하면서 ‘사인’을 보낸다. 나이트클럽에서 이런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 역시 원나이트를 목적으로 나이트에 가지만 늘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처음 부킹을 한 여성이 유난히 적극적이었다. 내가 무척 마음에 들었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잠자리를 가져보니 그녀는 섹스 자체에 몰입하는 스타일이었다. 정말이지 그렇게 엄청난 욕구를 가진 여성은 처음 봤다. 나중에는 내가 기진맥진해져서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좋은 추억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여자에게 당한 이색 경험이었다.”

그녀들은 폰섹스에도 열정적인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돈을 벌 목적으로 폰섹스를 하지만 그녀들은 돈보다는 폰섹스 자체에 더욱 몰입한다. 그런 부류의 여성들은 하루에 5~6회 오르가슴을 느끼며, 매일 그렇게 몰두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해서 견딜 수가 없다는 것. 폰팅을 통해 우연히 한 여성과 연결된 뒤 자주 그녀와 통화한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다. 

“나도 적지 않게 폰팅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그녀들 입장에서는 통화를 하는 1분 1초가 다 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개인적으로 전화를 해서 ‘폰섹’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 여성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그 뒤로 지속적으로 ‘폰섹’을 즐겼다. 한 번은 돈도 안되는 ‘개인 플레이’를 왜 하느냐고 물어봤다.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폰섹’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그녀와 지낸 과정을 생각해보니 사실인 것 같았다.”

‘섹스 중독’은 아니지만 외도를 즐기는 여성들은 정말 많아졌다. 여성들의 섹스에 관한 생각 자체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부 기혼남녀들 사이에선 때로 ‘애인이 없으면 바보’로 취급당하기도 한다. 그만큼 쾌락을 나누는 상대방이 필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여성들도 많다는 이야기다. 한 중년 직장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성들의 경우 중년이 될수록 더욱 성욕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섹스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뭔가. 결국에는 바깥에서 파트너를 찾는 일이다. 밥을 먹어야 식욕이 해결되듯이 성욕도 섹스를 해야 해소시킬 수 있다. 단란하게 가정을 꾸려온 전업주부가 어느날 갑자기 한 남자에 빠져 가정을 버리는 일이 간혹 생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섹스를 통해서 삶의 기운과 쾌감을 찾는 섹스 중독증은 정신의학적으로도 정식 병명 분류표에 들어있지 않다. 병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 중독증은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열등감이나 정서 불안, 조울증 등 다른 정신 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섹스중독증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증상을 병으로 여기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강한 성욕을 과시하는 측면마저 있다고 한다. 때문에 치료 역시 원인에 대한 심리 치료가 주를 이루며 약물 요법이 병행된다고 한다. 

한 전문의는 “골프황제의 타이거 우즈의 경우처럼 증상이 지나치면 전문의 상담을 거쳐 치료를 해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얼마전 다수의 여성편력이 드러나면서 ‘불륜황제’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는 현재 18주 코스로 섹스중독증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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